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파티 게임 콘셉트 (Concept) 입니다. 게임 인원은 4인에서 12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2인도, 3인도 상관없이 할 수 있습니다. 인원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취향을 크게 타지 않고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시간도 40분이라고 써있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게임에서 점수를 매기기는 하지만, 하다보면 이 게임은 승패가 크게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저런 말도 안되는 힌트를 가지고 내가 맞추고 만다!" 혹은 "이런 말도 안되는 답을 내가 획기적으로 설명해보겠어!"라는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스무고개와 비슷하게 한 사람 혹은 한 팀이 문제 출제자가 되고, 나머지가 문제를 맞추는 사람들이 됩니다. 정답을 맞춘 사람은 2점, 정답을 맞췄을 경우 문제를 낸 사람이 1점을 받습니다. (근데 점수는 하다보면 그닥 의미가...ㅋ)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출제자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오직 보드판에 놓여있는 다양한 그림들 위에 힌트 표식들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답을 맞추도록 힌트를 줘야합니다.



위의 사진은 보드판을 보여줍니다. 판 위에 올라간 색깔 큐브와 물음표 혹은 느낌표 마커들은 출제자가 준 힌트들입니다. 녹색 물음표는 정답의 핵심적인 개념을 가리키는데 보통 사용합니다. 예를들어서 녹색 물음표를 "액체" 표시에 두고, 녹색 큐브로 "음식물(먹는 것)" 표시와 "흰 색" 표시에 두었다고 봅시다. 그럼 사람들은


"액체인데.. 먹을 수 있고, 흰 색인 것.. 우유다!"


라는 식으로 정답을 유추해내는 것입니다. 다른 색깔들은 모두 추가적인 힌트를 주기 위해 사용합니다. 만약 위에서 정답이 "우유"가 아니었고, 문제 출제자가 추가적으로 노란색 느낌표를 "식물"에 놓고, 노란 큐브를 "먹는 것", "노란 색", "활처럼 휘어진 모양"에 놓았다고 합시다. 그럼 사람들은,


"우유인데, 노란색으로 휘어진 모양의 식물과 관계된... 바나나 우유!"


라는 식으로 추측해보는거죠. 문제 출제자는 말은 절대 하면 안되고, 다만 사람들의 추측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맞다"라는 말이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습니다.


테스트로 한 문제 맞춰보시면 어떨까요?^^ 아래 4개의 힌트로 한 번 답을 맞춰보세요.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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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입니다.

정답이 책이나 문학 작품이라는 것으로 녹색 물음표를 이해할 수 있고, 노란 느낌표가 "제목"이나 "브랜드 이름"을 표시하면서, 노란 큐브로 노인, 바다 혹은 해양 교통 수단 등을 가리키고 있죠. 따라서 제목이 노인과 바다인 책!입니다.



녹색을 포함해서 총 5가지 색깔의 큐브 여러 개와 물음표와 느낌표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문제 출제를 위한 다양한 소재들이 카드 1장에 난이도별로 9개 들어있는데, 카드가 총 110개 들어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한글판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한글판은 소재들이 모두 한국 사람들에게 적당한 것들로 현지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거의 1000개의 보기가 있으니 매우 리플레이성이 풍부하고, 하다보면 느끼지만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에 따라서 정말 다양하게 힌트를 냅니다. 그리고 사실 이 보드판과 표식들만 있으면, 카드가 없어도 마음대로 정답을 출제하고 맞출 수가 있습니다.


연인끼리 둘이 하면서 서로 마음을 읽는 재미로 해도 즐겁고, 세 명이서 해도 즐겁습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욱 다양한 생각들이 튀어나와서 좋습니다. 여러 가족들이 모여서 팀플로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해도 물론 즐거운 게임입지만, 이 게임의 재미는 어른들이 더 많이 느낄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꼭 해보라고 하고 싶은 게임입니다.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긱 Boardgamegeek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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